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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_금융_경제

경영권 싸움, 지분 다툼, 주식판을 크게 요동시킨 고려아연과 영풍그룹의 분쟁

by 꿈의 날개 2025. 1. 1.

금융 동아리 2회 차, 오늘은 고려아연과 영풍그룹의 사례를 알아보며 '그룹에서 경영권 싸움으로 인한 지분 다툼'을 주제로 그 내용을 알아보았습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기업 내부의 경영권 갈등과 외부 이해 관계자의 개입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상황으로, 현대 기업 경영의 주요 이슈들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사례입니다. 특히 이러한 경영권 갈등은 단순히 개별 기업의 문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분을 두고 치열하게 다투는 여러 이해 관계자들의 결정으로 인해 시장이 어떠한 방향으로 변하는지, 투자자들에게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죠. 

 

 

[배경]

영풍그룹은 1949년 장병희와 최기호 두 사람이 함께 설립해 75년 동안 장 씨 가문은 지배권을, 최 씨 가문은 실적을 책임지는 방식으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돈은 최 씨가 벌고, 권력은 장 씨가 가진다는 불균형이 생기면서 갈등이 커졌고, 결국 공동경영 체제가 흔들리게 되었습니다. 특히 지분 구조와 배당 정책 문제로 두 가문 간의 마찰이 깊어지면서 최 씨 가문은 계열분리를 검토하며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우호 지분 확보와 공개매수에 나섰습니다.

 

 

[키워드]

적대적 인수합병: 기업 소유 지분의 인수, 합병 가운데 기존 대주주의 협의 없이 이루어지는 기업 지배권 탈취를 말한다. 매수자와 피매수 기 업 간의 합의로 이루어지는 우호적 M&A와 달리 피매수 측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지는 M&A이다.

자사주 매입: 기업이 발행한 자사 주식을 시장에서 다시 사들이는 행위를 말한다. 자사주 매입은 적대적 인수 합병에 대비해 경영권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공개매수: 주식의 공개매수는 회사의 지배권 획득 또는 유지, 강화를 목적으로 주식의 매수 희망자가 매수기간, 가격, 수량 등을 공개적으로 제시하고, 유가증권시장 밖에 불특정 다수의 주주로부터 주식을 매수하는 방법을 말한다.

유상증자: 주주나 새로운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받고 주식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신규 발행된 주식을 투자자에게 매각함으로써 자본금을 늘리 는 것을 말한다. 이를 시행하게 되면 회사가 발행한 전체 주식 수가 늘어나고, 그 결과로 주가는 떨어진다.

 

 

[핵심내용]

 
 

1) 고려아연은 어떤 기업인가?

​고려아연은 다양한 비철금속을 제련 및 생산하며, 주력 제품으로 아연, 연, 금, 은, 구리, 인듐 등 기타 비철금속을 다루는 기업입니다. 고려아연의 온산제련소는 면적만 43만 평의 초대형 제련소로, 단일 제련소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아연을 생산합니다. 고려아연은 영풍그룹 산하의 기업으로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비철금속 제련 사업 규모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배구조를 보면 지주회사 영풍이 최상위에 있고, 고려아연이 중간 지주회사로 있으며, 그 밑에 다양한 자회사들이 있는 구조입니다.

2) 고려아연 분쟁의 배경

​>특수한 지분 구성

영풍그룹은 두 창업주 장병희, 최기호의 동업으로 성장한 기업으로 현시점에서 고려아연 계열사는 최 씨 일가가, 전자 계열사는 장 씨 일가가 맡는 분리 경영을 해왔습니다. 고려아연의 경우 두 일가(최 씨, 장 씨)가 비슷한 지분율을 갖고 있었지만 최 씨 일가 측에서 자신들이 갖고 있던 주식을 매도하면서 지분 33% 정도를 보유하고 있던 장 씨 일가 측이 소유권을, 15% 를 보유한 최 씨 일가가 경영권을 가져가는 특수한 형태가 되었습니다.

​>고려아연과 영풍그룹의 상황

자회사인 고려아연은 비철금속의 수요 증가(자동차, 배터리)로 인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시가총액 11조 원에 영업이익 9,000억 원을 기록하며 뛰어난 현금 창출력을 보여주는 기업으로 성장한 반면, 모회사인 영풍그룹은 각종 사업 악화로 인해 2022년 시가 총액이 7,000억대로 하락과 더불어 영업이익 688억을 기록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풍그룹은 고려아연 보유 주식의 배당금을 받아가며 본사업 적자를 해결할 수 있었는데, 2022년 고려아연 창업주 3세인 최윤범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배당금 지급을 통한 주주환원 대신 고려아연의 독자적 노선 공식화와 신사업 대대적 추진을 발표하며 모회사인 영풍그룹과 이해관계가 충돌하게 됩니다.

3) 경영권 분쟁의 전체적인 흐름

​>고려아연의 유상증자와 자기 지분 매각 발표

고려아연의 독자 노선 공식화를 추구하며 경영권을 갖고 있는 최 씨 일가지만, 실질적인 고려아연의 소유권은 33%의 지분을 소유한 장 씨 일가에게 있기 때문에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지분을 늘리기 위해 2022년부터 고려아연은 외부 기업들에게 연달아 유상증자 또는 자기 지분 매각을 실행합니다. 고려아연이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한 신주를 한화계열사(6.8%), 현대기아차(5%) 등의 기업이 인수하고, 의결권이 없는 자기 주식(6%)을 LG 화학, 한화, 한국투자증권 등에 매각하여 최 씨 일가의 우호 지분이 크게 증가하게 됩니다. 이로써 최 씨 일가와 우호 지분을 합한 비율이 33.9%가 되며 장 씨 일가의 33%을 넘게 되었습니다.

​>사모펀드의 등장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 경영권 분쟁

2024.09.13

결국 고려아연의 최 씨 일가와 대립하게 된 영풍그룹의 장씨 일가는 2024년 9월 MBK 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 싸움에 뛰어들게 됩니다. 이로써 MBK 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전체 지분의 14.56%에 해당하는 지분 확보를 위해 당시 국내 역사상 최대 공개 매수 금액인 2조 원(주당 66만 원)을 투입하며 공개매수를 진행하게 됩니다.

2024.09.26

영풍그룹과 손잡은 MBK에서 제시한 공개매수 선언 이후 당시 50만 원 부근이던 고려아연 주가는 순식간에 13일에 제시한 공개매수가인 66만 원을 넘어섰고, 이에 MBK는 26일 공개매수가를 주당 75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지분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었습니다.

2024.10.02

이에 맞서 고려아연 이사회는 영풍그룹의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해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함께 자사주 15.5%에 해당하는 2조 7천억 원(주당 83만 원) 규모의 자사주 공개매입을 선언하였고, 이후 취득한 자사주를 모두 전량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반격을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발표 후 이틀 뒤 10.04일 MBK와 영풍 그룹 측도 공개매수 금액을 주당 83만 원으로 수정하며 양측이 적극적으로 공개 매수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최종적으로 고려아연은 매수 금액을 주당 89만 원으로 상향하며 MBK와 영풍 그룹에 맞서 지분 확보를 위해 총 3조 2,245억 원을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공개 매수를 진행하게 됩니다.

4) 결론

​>공개매수 결과

MBK와 영풍은 공개매수에 주당 83만 원을 제시했으며 약 110만 주(5.4%), 총 지분 42.6% 확보

고려아연과 우호지분은 주당 89만원을 제시하여 약 233만 주(11.26%), 총 지분 40% 확보

고려아연은 현금 부자 기업으로 유명했지만, 현재 경영권 분쟁을 거치면서 재무구조가 심각하게 훼손되었습니다. 2021년 6월 기준 현금성 자산은 1조 8,893억 원으로 당시 차입금 1,945억 원의 거의 10배에 달하는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었으며, 신규 시설 투자도 자체 현금으로 처리할 정도로 현금 보유 비중이 높은 기업이었습니다. 이번 분쟁에서 약 2조 6,545억 원 규모를 대규모로 차입하며 고려아연은 순자산 축소와 더불어 부채비율이 100%를 넘게 되었으며, 향후 빠져나가는 이자 금액 부담도 상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종적으로 MBK와 영풍그룹의 지분율이 더 높지만 양측 모두 과반 지분 확보에 실패한 상태로,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은 현재 진행 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의 경영권 분쟁은 법적 판단과 주주총회 표 대결로 이어질 전망이며, 캐스팅보트에 해당하는 국민연금의 결정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관한 토론 논제]

1. 캐스팅 보트인 국민연금의 입장에서 MBK,영풍 그룹과 고려아연 중 어느 편을 지지할 지 예측해본다면?

국민연금이 고려아연 투자자와 같이 기업의 장기 성장성에 중점을 두고 지지할 편을 선택한다면 고려아연을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지난 3월 정기 주총도 최 회장의 지지도가 올라가며 고려아연 주가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추세였습니다. 고려아연은 90분기 이상 흑자를 내고 있는 만큼 재무가 튼튼한 기업입니다. 여기에 세계 1위 비철금속 기업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신재생에너지와 2차 전지, 자원 순환 사업과 같은 미래 성장성도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고려아연의 기업 가치는 입증되어 있습니다.

만약 임시주총에서 MBK가 승리하게 될 경우 경영권 분쟁이 종료가 되면서 그간 공개매수로 오른 주가가 재료 소멸로 대폭 하락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MBK 특성상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이기에 장기적인 성장성보다는 단기적인 이익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과거 MBK가 난입한 홈플러스나 네파 등의 사례에서도 실적이 악화되고, 투자 실패로 끝났던 케이스가 그 증거로 꼽힙니다. 크게 우려되는 것은 MBK 관련 중국 자본의 유입으로 우리나라 기술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고려아연의 편을 들어주는 것이 대의적인 선택이라고 생각됩니다.

 
한국 앤 컴퍼니 경영권 분쟁:

한국 타이어 명예회장(조양래), 첫째 장녀(조희경), 둘째 차녀(조희원), 셋째 장남(조현식), 막내 차남(조현범)
1차 형제의 난(2020)
2남 2녀의 집안, 첫째를 제외한 셋은 본래 지분이 비슷했음. 그러나 어느 날 조양래 명예회장이 막내 조현범에게 블록딜의 형태로 지분을 넘김.→조현범이 회장이 됨
2차 형제의 난(2023)
막내 조현범 회장이 배임과 횡령 혐의로 구속→나머지 셋이 MBK파트너스와 경영권 확보를 시작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
형제(임종윤, 임종훈), 한양정밀회장(신동국), 회장 부회장 모녀(송영숙, 임주현)
임종윤 이사가 OCI와의 통합 반발→임종훈 대표와 신동국 회장을 섭외→경영을 담당하던 송영숙, 임주현 영향력 약화→신동국 회장의 변심으로 모녀 3자 연합 결성→모녀 측에 라데팡스 파트너스 섭외/ 형제 측 블록딜로 지분율 감소→ 형제 측에서 지분을 넘기기로 결정→모녀 측의 4자 연합이 확보한 지분이 과반을 초과→분쟁 종식

 

3. 기업이 유상증자를 진행하면 개인 투자자들에게 어떤 영향이 있는지?

 

유상증자는 기업이 새로운 주식을 발행하여 회사의 자본금(주식수)을 늘리는 것입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신규 자본이 유입되어 부채가 감소하고 현금 유동성이 증가한다는 장점이 있겠지만,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 하락으로 인한 시장 반응이 악화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보유 지분이 꽤 많은 개인 투자자의 경우, 주주로서 주식 보유 비중이 줄어들어 행사 가능한 권리(기업의 지배권, 배당을 받을 권리)의 범주가 줄어드는 단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모임 후 정리]

소시민인 저로서는 실생활과는 관련이 없는 주제라고 생각했기에 기업 구조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아본 적이 따로 없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M&A(인수합병)가 정확히 무엇인지, 경영권 싸움이 무엇으로부터 야기되는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이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는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자사주를 매입하는 목적으로는 주가를 높이기 위한 것만을 알고 있었는데, 그 외에 회사 지분을 늘려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M&A는 이사회가 반대 여부로 적대적 인수합병과 우호적 인수합병으로 나뉘는데, 고려아연과 영풍그룹의 사례는 적대적 인수합병에 속합니다.

 

캐스팅 보트인 국민연금의 입장에서 MBK, 영풍그룹과 고려아연 중 어느 편을 지지할지 고민해 봤을 때, 고려아연의 기업 가치와 MBK의 사모펀드 특성으로 인한 위험성(장기적인 성장보다는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움직일 것, 중국자본의 유입과 그로 인한 기술 유출)으로 인해 당연히 고려아연 편에 설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구조조정을 하는 등의 방식이 나쁜 것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또한 고려아연이 특징적인 기간산업이기도 하기에 매각을 할 때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므로 대놓고 정보를 넘기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MBK는 경영을 하는 곳과 재무를 하는 곳이 나누어진 구조이기에 직접적으로 정보가 유출되는 일이 필연적으로 일어난다고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또한 고려아연 쪽에서 유상증자 이슈가 있었기에 투자자의 입장인 국민연금의 입장에서는 고려아연의 편을 들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또, 만약 국민연금이 고려아연을 지지한다고 해도 최 씨 일가가 직접 지분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 우호지분의 형태로서 지분을 갖는 것이기 때문에 정말 우호지분이 고려아연의 편이 아닐 수도 있음을 생각하면 고려아연의 승리가 확실하지는 않다는 입장도 있었습니다. 내부인이 아니기에 어떤 결정이 이루어질지에 대한 판단은 여러 의견으로 엇갈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업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분다툼을 한 사례가 이 외에도 SK와 소버린, FN가이드, 대양금속, 하이브와 SM, 한국 앤 컴퍼니, 한미그룹 등 다양하게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최근 들어 이런 일이 많이 일어났는데, 최근 주가가 안 좋은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보통은 자금이 있어야 경영권을 압박할 수 있는데, 주가가 낮으면 적은 돈으로도 압박이 가능한 것이죠.

 

기업이 유상증자를 진행하면 개인 투자자들은 우선청약권을 부여받아 더 많은 주식을 매입해 지분을 유지 및 확대가 가능하고, 저평가된 주식의 경우 싼 가격에 다량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상증자를 통해 기업이 높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면 그 자금을 통해 연구, 사업 확장, 부채 상환 등 다양한 투자가 가능하기에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투자자는 주가 하락으로 인한 시장 반응이 악화가 될 수 있고 추가적으로 주식을 사지 않으면 행사 가능한 권리(기업의 지배권, 배당)의 범주가 줄어드는 단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고려아연의 유상증자는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수단이라기보다는 단기적인 경쟁을 위한 실행으로 여겨져 많은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유상증자 외의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에는 회사채, 국채, 은행 대출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

 

 

주식하는 분들은 꼭 알아두어야 할 기업 간 지분 다툼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주로 침체되어 있는 주식 장이 어느때보다도 활발해지는 시기이기도 하죠(..) 최근 고려아연 주가를 보면 무섭게 치솟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미리 알고 있어야 대처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