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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_금융_경제

기준금리 발표 전 꼭 알아야 할 금리의 모든 것: 볼커 쇼크부터 실질금리, 투자전략까지

by 꿈의 날개 2025. 5. 18.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일이 다가오면, 금융시장 전체가 긴장합니다. 기준금리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경제의 방향을 결정짓는 신호탄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처럼 물가는 높고 소비는 위축된 상황에서는, 기준금리 조정이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커집니다. 그렇다면 왜 금리가 시장을 움직이는 걸까요? 그리고 우리는 어떤 역사적 사례와 이론을 통해 지금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https://www.bok.or.kr/portal/singl/baseRate/list.do?dataSeCd=01&menuNo=200643

 

명목금리, 실질금리, 중립금리

우선 금리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알아봐야겠죠.
우리가 흔히 보는 예금금리나 대출금리는 명목금리입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금리’입니다. 명목금리 –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율)로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명목금리가 3%인데 물가가 2% 오른다면 실질금리는 1%에 불과합니다. 반대로 물가상승률이 4%인데 예금금리가 2%라면, 실질금리는 -2%로 돈을 은행에 두면 손해를 본다는 뜻입니다. 실질금리는 돈의 구매력 변화를 보여주며, 자산 배분 전략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기준금리가 2.75%, 물가 상승률 3%대로 실질금리가 음수인 상태(=돈의 구매력이 마이너스인 상태)입니다. 이 상태에서는 자산이 주로 은행보다는 주식과 같은 곳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명목금리와 실질금리의 차이

금리 종류
사용 분야
목적
명목금리
통화정책, 대출·예금 금리, 시중금리 조정
시장에 돈을 푸는지, 조이는지 결정하는 기준
실질금리
투자·소비 판단 기준, 거시경제 분석
돈의 ‘진짜 가치’ 분석, 자산선택 결정에 영향

*인플레이션률: 전년 대비 물가지수의 상승 비율. 소비자물가지수(CPI: Consumer Price Index)를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통계청, 미국은 노동부 산하 BLS가 발표한다.

→ '고물가'는 일반적으로 연간 4% 이상 상승 시 표현하며, '하이퍼인플레이션'은 월 단위로 수십~수백% 상승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이상적인 목표 인플레이션은 2%로 잡고 있습니다. 이보다 낮으면 디플레이션 위험이 있으며, 높으면 구매력 저하, 자산 버블이 발생할 우려가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CPI 상승률 3%대로 세부 품목별로 차이가 크지만 전반적으로 인플레 압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립 금리경제가 과열되지도 침체되지도 않도록 성장과 물가를 균형 있게 유지시키는 이론적 기준 금리입니다. 통화정책이 경기 자극도, 억제도 하지 않는 중립 상태일 때의 금리이죠.

중립금리와 기준금리의 크기 차이로 현재 나라에서 어떤 금융정책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중립금리보다 실제 기준금리가 높다면 긴축적인 금리정책을 추진 중인 상태이며, 반대로 중립금리보다 실제 기준금리가 낮다면 완화적인 금리정책을 추진 중인 상태입니다.

중립 금리는 중앙은행, 민간 연구소, IMF에서 잠재성장률, 인플레이션 기대, 생산성 증가율, 저축 투자 수요 등의 데이터 변수들과 경제 모델들을 기반으로 계산합니다. 경제 모델은 대표적으로 미국 연준이 사용하는 Laubach-Williams 모델과 한국은행이 사용하는 IS-LM 기반 통화정책 모델이 있습니다.

최근 10년간 글로벌 중립금리는 전반적으로 하락세이며, 현재 한국의 명목 중립금리는 약 2.5%내외입니다. 현재 한국은 기준금리가 2.75%이므로 약간의 긴축기조를 가진 금융정책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석이 가능합니다.

 

시기별 한국의 기준금리 변화

시기 한국 기준금리 통화정책 방향성
2020~2021 0.5% 초저금리 (코로나 대응) → 완화적
2022~2023 3.5%까지 인상 고물가 대응 → 강한 긴축
2024~2025 최근 2.75% 물가 진정 + 경기 둔화 대응 → 다소 완화 전환 중

 
시장 상황에 따른 중립금리 방향성

영향을 주는 요인 변화 방향
고령화·생산성 저하 중립금리 하락 압력
기술혁신·성장 기대 중립금리 상승 압력
글로벌 유동성 확대 중립금리 하락
정부 재정지출 확대 중립금리 상승 가능성

 
위 내용 외에 기본적인 금리에 대한 내용은 이전 포스트 내용을 참조해 주세요
👉https://www-www-www-www.tistory.com/4https://www-www-www-www.tistory.com/5 / https://www-www-www-www.tistory.com/14
 

인플레이션과 싸운 금리 전설, 볼커 쇼크란?

금리가 시장을 뒤흔든 대표적인 역사적 사례는 1979년 미국의 '볼커 쇼크'입니다. 1970년대 미국은 오일쇼크와 베트남 전쟁, 과도한 통화량 공급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10% 이상까지 치솟았습니다. 당시 연준은 인플레이션 억제보다 실업 완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금리를 충분히 올리지 못했고, 물가는 계속 상승했습니다. 1979년, 폴 볼커(Paul Volcker)가 연준 의장으로 취임하고,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11%에서 20%까지 인상하는 초강수를 뒀습니다. 이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실업률은 급등했고, 시장은 큰 충격에 빠졌지만, 장기적으로는 물가가 안정되고 연준의 신뢰가 회복되었습니다. 이 사건 이후 중앙은행들은 "물가 안정이 경기 부양보다 우선"이라는 원칙을 갖게 되었고, 지금도 그 철학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금리 변화가 시장에 미치는 장단기적 영향

구분 금리인상 금리인하
단기 효과 🔻 경기 둔화🔻 소비·투자 감소🔻 자산가격 하락 🔺 경기 부양🔺 소비·투자 증가🔺 자산가격 상승
중기·장기 효과 ✅ 물가 안정✅ 외환시장 안정❌ 실업 증가 위험 ✅ 경기 회복✅ 기업 이익 개선❌ 자산버블 위험
영향받는 자산 💸 채권 가치 하락🏦 금융주(은행) 수익 증가 📈 성장주 상승🏠 부동산 투자 증가

 
*통화정책의 트릴레마: 물가 안정(금리를 올려야 함) vs 경기 부양(금리를 낮춰야 함)
 
 

금리와 시장의 상호작용

금리가 인상되면 일반적으로 소비와 투자가 줄고, 자산 시장은 위축됩니다. 반대로 금리가 인하되면 대출이 늘고 소비심리가 살아나며, 주식·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띱니다. 특히 실질금리가 낮거나 마이너스일 때는 예금보다 주식, 부동산, 금 등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합니다.
 
하지만 시장은 단순히 중앙은행의 결정을 따라가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정치 불확실성, 글로벌 경제 긴장, 투자자 심리에 따라 시장이 금리 결정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즉, 중앙은행과 시장은 쌍방향의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 것이죠.
 
시장이 금리를 제약하는 대표 사례

요인 금리 영향 방향 설명
정치 불안 금리 인상 제약 투자심리 악화 → 금리 동결 유도
외환 불안 금리 인상 압박 자본 유출 방지 목적
경기 침체 금리 인하 압박 소비·투자 부양 필요
자산시장 과열 금리 인상 압박 투기 억제 목적
글로벌 긴축 동조 인상 압박 금리 차이로 인한 자금 유출 방지

 

우리나라의 시장금리 향방은?

 
우리나라의 시장금리는 단기적으로 점진적인 하락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소비 위축과 경기 둔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으며, 물가 상승률도 점차 둔화되는 가운데 주요 선진국, 특히 미국에서도 금리 인하 신호가 포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 심리도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급격한 금리 인하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서비스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부동산 시장 반등 시 자산 과열 우려가 커지며, 미국과의 금리 차이로 인해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죠.
흥미로운 점은, 같은 상황에서도 미국이었다면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 기조를 최우선으로 삼아 오히려 금리 인상 쪽으로 방향을 잡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연준이 '물가 안정이 곧 장기적 고용 안정'이라는 신념 아래보다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완만한 인하 또는 동결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으며, 시장금리는 점진적으로 하락하되 미국의 금리 결정과 대외 변수에 따라 유동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개인 투자자라면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금리 인상기에는 은행, 보험 등 금리 수혜 업종에 주목하고, 현금 비중을 높이며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금리 인하기에는 성장주, 리츠, 인프라 자산에 대한 관심을 늘려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질금리를 파악하고, 시장 흐름에 따라 자산 포트폴리오를 유연하게 조정하는 능력입니다. 금리는 단순한 수치가 아닌, 시장 신뢰와 자산 흐름의 나침반입니다. 그 흐름을 읽는 자만이 변화하는 시장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더 생각해 보기

1. 경기부양과 물가안정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다.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면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실질소득이 줄며,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볼커 쇼크 사례처럼 단기적으로는 경기침체와 실업률 상승 등 고통이 따르더라도, 물가를 제때 잡지 않으면 장기적으로는 중앙은행의 신뢰가 무너지고 경제 회복의 기반마저 흔들릴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중앙은행은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인플레부터 잡는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해 왔다. 다만 최근에는 고금리로 인해 사회적 약자층과 저소득층이 더 큰 타격을 받는 문제가 부각되면서, 물가 안정과 경기 부양 사이에서 보다 균형 잡힌 판단과 포용적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 볼커 쇼크 같은 급격한 금리 인상은 오늘날에도 정당화될 수 있을까?

+ 한국은행이 물가보다 부동산 가격을 더 의식하고 있다는 말에 동의하는가?

 
볼커 쇼크와 같은 급격한 금리 인상은 이론적으로는 유효할 수 있지만, 오늘날에는 정치적·사회적 현실을 고려할 때 실행 가능성이 매우 낮다. 1980년대 초 미국은 가계부채 비율이 낮고, 복지체계나 금융 시스템이 지금보다 단순했기 때문에 고강도 긴축정책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고령화로 고정소득층이 늘고, 가계부채가 높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 충격이 훨씬 더 크게 작용한다. 이와 연결해 한국은행 역시 금리 정책을 운용할 때 단순히 물가만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한국은 다른 선진국보다 부동산이 거시경제와 민심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한국은행은 표면적으로는 물가 안정을 목표로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부동산 시장 과열, 전세 대출, 청년층 내 집 마련 수요 등을 함께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정책의 현실성을 반영한 접근이지만, 자칫하면 금리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도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충격’보다는 ‘점진성’과 ‘정교한 커뮤니케이션’이 핵심 전략이 되고 있다.
 

3. 중앙은행의 금리정책이 시장에 잘 통하는가? 그 이유는?

온전히 잘 통하기는 어렵다. 금리정책은 "도구"이지 "지배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금리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 유동성 함정: 금리를 내려도 기업과 소비자가 돈을 쓰지 않는 상황 (예: 일본식 장기불황)
  • 시장 선반영 효과: 시장이 중앙은행의 의도를 미리 예측하고 자산가격에 반영해 버릴 때
  • 정책 신뢰 상실: 정부나 중앙은행이 정치적 영향을 많이 받거나, 말과 행동이 다르면 시장은 따르지 않는다

따라서 중앙은행의 금리결정은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다.